봇데 2008. 2. 18. 10:41
    자녀는 부모의 거울이라는데... 초등학교 5학년 아들 스테파노와 2학년 딸 아가다, 이 둘의 소망이 애완용 강아지를 한 마리 기르는 것이다. 생후 2달이 지나서부터 만 2살 까지 남의 손에서 자랐고, 그 이후 부터는 학원을 전전하면서 지금까지 왔다. 어린 것들이 텅빈 집에 들어와서 학원가방을 챙겨서 학원으로 가곤하니 친구집에 강아지가 많이도 부러웠던 모양이다. 그렇지만 우리 부부가 맞벌이 하면서 저희 둘을 돌보랴, 직장생활, 성당생활에 정신이 없는데 게다가 강아지 까지... 생각만 해도 어지럽다. 지난 성탄 전에 아들 스테파노에게 "산타할아버지가 무엇을 선물했으면 좋겠니?" 라고 질문하니, 대뜸 딸 아가다가 말을 가로채서 "오빠야 강아지라고 하면 아빠가 강아지 인형 싸 준 데이, 살아있는 강아지라고 해라 알겠지" 한다. 그러고 보니 작년 성탄절에도 아가다의 산타할아버지 선물이 애완용 강아지가 아니라 예쁜 강아지 인형 이였었다. 사실은 나도 어릴 때부터 개와 함께 자랐다. 물론 애완용 개가 아니라 일년에 한번씩 이별을 해야 하는 식용(?) 개 이였지만.... 아스라이 기억이 나는 건, 초등학교 때 송아지만한 우리 집 '도꾸'와 정이 들어 늘 친구처럼 같이 놀았는데 학교에서 돌아와 보니 개집에는 텅 빈 밥그릇 밖에 없어서 가슴 아파하며 눈물을 많이 흘리곤 했었다. 지금 생각해 보면 어린 마음에 상처가 깊었겠다 싶지만, 어른이 된 지금은 그 상처로 인해 많은 이들을 사랑할 수 있지 않겠나 하는 생각해 본다. 아들, 딸이 강아지 한마리를 기르자고 자꾸 조르는데 "절대 안돼"라고 못을 박았지만, 주위에서 기르는 강아지를 보면 자꾸 시선이 간다. 예쁜 강아지를 보면 '저 개가 새끼를 낳으면 한 마리 부탁해 볼까' 라는 뜬금없는 생각을 하다가, 문득 '강아지도 어미를 보고 새끼를 판단하는 구나' 하고 생각하고서는 괜시리 혼자 심각 해 진다. 애완용 강아지처럼 사람들도 나와 아내를 보고, 스테파노, 아가다를 판단 할 것 같다. 늘 아들, 딸에게 주입식 요구를 하지만, 사실 우리 부부는 우리들의 모습을 다듬는 데는 많이 소흘히 한 것 같다. 늘 위만 바라보고 실망하고 가지지 못한 것을 그리워하고, 바쁘다는 핑게로 중요한 것은 늘 잊고 급한 것만 처리하고... 많이 사랑하며 살아야 겠다. 우리 아이들의 모습에서 우리 부부의 아름다운 모습이 비쳐 질 수 있도록... 저의 긴 사설과 정성스런 커피 한 잔을 올리오니 이 한 잔의 커피로 인해 우리카페 모든 가족들이 행복한 하루를 시작 할 수 있었으면 하는 저의 작은 욕심을 부려봅니다. 감사합니다. 사랑합니다. fe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