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아가는 이야기/차 한 잔

'억대 거지'

봇데 2008. 3. 10. 15:05
 
      ♡ 억대 거지 ♡ 최근 대학가 원룸단지에서 일 할 때의 체험담입니다. 학생들이 싸고 좋은 원룸을 구하려고 하고 원룸 주인들은 학생들을 서로 유치하느라 참 분주한 날들였습니다. 저도 그 속에 포함되어 학생들에게 방을 보여주는 일을 하였습니다. 방보러 오는 학생들이 없는 시간엔 원룸을 소유한 사장들이 옹기종기 모여 있었습니다. 10명 내외가 모인 자리에서 서로 헐뜻고 이간질하고 피하고... 모두가 '아전인수' 격으로 살다보니 그 바닥은 참 난장판이였습니다. 성당과 회사와 집에만 오가며 살던 제가 그속에서 어울리려니 처음에는 참 어려웠습니다. '이리떼 속에 한 마리 양' 세상물정 모르고 살았던 제 모습이 꼭 한마리 양 같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이래선 안되겠다 싶어 다음 날 부터 저에게 가장 심하게 질투와 시기와 비난을 하는 몇몇 분에게 따뜻한 차 한잔과 제 특기인(?) 칭찬과 격려를 하였습니다. 트러블 메이커 몇 분에게 그렇게 하니 전세는 완전히 역전이 되었습니다. 모두들 저를 좋아하는 눈치였습니다. 성당 형제, 자매님들께 대하는 인정을 십분의 일도 실천하지 않았는데 약 이틀만에 그분들 사이에서 '방 놓으려니 힘들지..' 라는 말들이 오갔습니다. 원룸 한 동을 소유하려면 최소 3억에서 10억은 된다고 생각합니다. 그러한 부를 가지 분들이 표정은 정말 거지 표정이였습니다. '얼마나 행복한 고민입니까? 가진자의 고민아닙니까?' 라는 말을 수십번을 하였던 것 같습니다. 정말 기적같이 몇몇 분은 웃을 줄 알았고 또 몇몇 분은 미소를 지었습니다. 많이 가지면 가질수록 행복을 잃어 버린다는 것을 몸소 실천한 늦 겨울이였습니다. 이에 비해 우리 레지오 단원들의 삶은 적게 가지고도 서로 나누고 진리의 말씀을 전하고자 열심히 전교하고있습니다. 미천한 제가 보기에도 아름다울진대 예수님, 성모님께서 보시면 얼마나 아름답고 소중하게 보실지는 깊은 묵상을 해 보지 않아도 알 것 같습니다. 우리들은 '억대 거지'가 아니고 '거지 백만장자' 인것 같습니다. felix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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